햇살이 유난히 부드럽던 날,
그가 나에게 왔다
아니, 어쩌면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눈을 떠요”
그가 말했다
그 말 한마디에, 내 오랜 꿈이 깨어났다
어릴 적, 나만의 비밀노트에 조심스레 그려둔
푸른 언덕 위의 성
그곳에 살고 있을 거라 믿었던,
전설 속 주인공
그런데 그가,
지금 내 눈앞에 있었다
나는 말하지 못했다
마음은 그토록 간절히 외치고 있는데,
입술은 끝내 떨리기만 했다
'보이니? 나의 마음이?'
애써 감추려 해도 자꾸 흘러넘쳐버리는 감정
그가 미소 지을 때면,
숨겨두었던 마음이 투명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어느 날,
그가 나직하게 말했다
“눈 감아봐요”
그 순간
나는 기억해버렸다
내가 꿈꾸던 이야기
그와 함께 달리던 언덕,
꽃비가 내리던 하늘 아래에서 나눴던 약속
그 모든 환상 같던 장면들이
‘지금 이 순간’과 겹쳐졌다
“이젠 말해요 그대 사랑을”
내가 속삭였다
나는 아직 서툴고 부족하지만
그를 향한 내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선명하고 확실했다
그가 그랬다
지켜주겠다고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꿈이 아니라,
끝까지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라고
나는 믿는다
사랑은 한순간의 반짝임이 아니라,
시간을 넘고 꿈을 넘는 약속이라고
그대,
이제는 나의 전설이자,
내가 지켜갈 사람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널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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